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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클라우드 컴퓨팅 지형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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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IT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태동한 지 벌써 수년이 흘렀다. 초기 비핵심 시스템 중심에서 점차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이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등 기업의 중요 시스템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또 제조와 금융, 공공, 의료 등 주요 산업군에서도 규제 완화에 힘입어 도입이 활발해졌다. 특히 빅데이터 분석이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과 맞물려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가트너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약 2,000억 달러 이상 규모로 추산된다. 또 다른 조사기관 IDC는 오는 2019년까지 연평균 20%씩 성장해 1,4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네트워크 기업인 시스코시스템즈는 오는 2019년에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트래픽의 83%가량이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도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2015년 7,664억 원에서 지난해 1조 1,900억 원으로 커졌다. 국내에선 지난 2015년 9월부터 시행된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클라우드 발전법)’에 따라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을 정부가 장려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는 컴퓨팅 파워나 스토리지(저장공간) 등을 빌려주는 서비스형 인프라(Infrastructure-as-a-service; IaaS)와 개발 환경을 제공해 주는 서비스형 플랫폼(Platform as a Service; PaaS), 소프트웨어를 빌려주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Service; SaaS) 등으로 나뉜다. 이 밖에도 서비스형 비즈니스 프로세스(Business Process as a Service; BPaaS), 클라우드 관리 및 보안서비스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XaaS(Everything as a Service)와 같은 유형은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고 사용한 만큼만 과금하는 형태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 구분한다. 특히 스타트업 등에서 인기가 높으며 점차 엔터프라이즈로 확대되는 단계다.

1) XaaS(Everything as a Service) : SaaS, PaaS, DaaS, IaaS 등 서비스 형태로 제공될 수 있는 IT 요소를 통칭하는 말. XaaS의 출발점은 SaaS였으나 서비스 대상이 다양화되어 의미가 더욱 확장됐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선호하는 이유

하지만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가 만능은 아니다. 여전히 기업 내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 올리기엔 한계가 있다.

최근 발생한 일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 등으로 이용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발생한 세계 최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장애는 이러한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개발자의 명령어 실수 때문으로 밝혀졌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사용하던 다수의 고객 서비스(웹 사이트)가 다운되거나 지연됐다. 넷플릭스나 애플, 에어비앤비, 어도비 등의 서비스가 영향을 받았다.

AWS의 서비스 장애가 처음은 아니다. 과거 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해 서비스 중단이 발생한 경우도 다수다. AWS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등 주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에 따른 피해 사례도 종종 전해진다.

문제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면, 이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손 쓸 방도가 없다는 점이다. 해당 서비스 기업이 이를 복구할 때까지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다. 장애가 왜 발생했는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이 발표할 때까지 이유도 모른 채 수수방관해야 하는 셈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는 이용 기업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업 내부에서 구축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 기존에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IT 자산을 혼합해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이 최근 더욱 높아지고 있다.

물론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도 여러 지역의 리전(복수의 데이터센터를 지칭)이나 다수 클라우드 서비스(멀티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이같은 장애를 예방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특정 업체에 대한 종속이나 비용 부담, 데이터 주권과 컴플라이언스 이슈 등 다양한 이유에 따라 프라이빗 및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실제 IDC에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국내 기업(55%)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우드 붐에 ‘하이퍼 컨버지드 인프라(HCI)’ 인기 상승

현재 IT 인프라 측면에서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은 폭증하는 디지털 콘텐츠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활용하는 것이다. 이에 클라우드 패러다임에 적합한 프라이빗 및 하이브리드 구축 솔루션 및 서비스도 최근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 같이 민첩성과 저비용을 보장하면서도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보안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IT 인프라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퍼 컨버지드 인프라(HCI) 제품이 대표적이다. 이는 컴퓨팅과 스토리지, 네트워크, 가상화 솔루션 등이 합쳐진 일체형 인프라 구축 제품이다. 각각의 요소 제품을 결합하는 대신 저가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 정의(Software-Defined) 방식으로 구현해 기업의 인프라를 가장 빨리 클라우드 형태로 변모시킬 수 있다.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신속한 구축 및 자원 배치가 가능한 HCI는 향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보편적인 플랫폼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혹자는 “HCI는 IT 인프라 시장의 마지막 남은 보물섬”이라며 높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HCI 분야의 스타트업이었던 심플리비티가 HPE에 인수되고, 거대 IT 기업이 관련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는 상황은 관련 제품의 높은 인기를 입증한다.


HIS, 기업 전용 클라우드·오브젝트 스토리지 ‘HCP’ 제안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도 합작회사인 HDS(Hitachi Data Systems)를 통해 UCP HC(Unified Compute Platform Hyper-Converged)라는 HCI 제품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이 솔루션은 VM웨어의 하이퍼 컨버지드 소프트웨어 스택을 활용하며 어플라이이언스 설치부터 가상머신(VM) 생성까지 단 몇 분 만에 가능하다. 또 프로비저닝(자원 할당)이나 오케스트레이션 자동화, 업그레이드 단순화를 제공하며 비즈니스 수요에 맞춘 확장성을 보장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을 빠르게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HIS는 기업 전용 클라우드·오브젝트 스토리지 솔루션인 HCP(Hitachi Contents Platform) 등을 제공해 업계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오브젝트 스토리지는 파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포함한 메타데이터를 생성, 보관, 관리하는 과정인 오브젝트화를 자동으로 구성하는 것을 뜻한다. AWS의 S3(Simple Storage Service)가 대표적인 오브젝트 스토리지라고 할 수 있다.

HCP는 기업 내부에 구축할 수 있는 형태로 파일 저장과 공유, 동기화, 데이터 보호, 백업, 분석 등을 단일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검색과 분석이 쉽지 않은 비정형 데이터에 DB 같은 정형성을 부여해 훨씬 더 많은 양의 콘텐츠를 보다 효율적이고 간편하며 지능적인 방식으로 저장·관리할 수 있다. IoT 시장에서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성장세가 높다.

특히 HCP의 경우 AWS나 구글, MS, Hitachi 클라우드를 포함한 모든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와 연동도 가능하다. 조만간 출시되는 MS 애저스택도 지원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 구축이 쉽다. 자동화된 데이터 티어링을 지원해 프라이빗과 하이브리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결합시킬 수 있다.

HCP와 파일 공유 및 동기화를 위한 ‘HCP 애니웨어’를 함께 사용하면, 기업 구성원들은 언제 어디서나 어떠한 장치(디바이스)로든 안전하게 기업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 파일 전송 시에는 첨부가 아닌 링크 공유 방식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트래픽 감소 및 디스크 공간 절약도 가능하다. 궁극적으로는 데이터 감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문제 발생 시 최신 상태로 복구해 랜섬웨어의 위협으로부터 기업의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본격 클라우드 시대를 대비하라

최근 다양한 프라이빗 및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솔루션이 인기를 끌면서 기업 IT 인프라 혁신을 이끌고 있다. 다만 기업이 이 같은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 혹은 솔루션을 받아들일 때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도입 이유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각광받는 것은 복잡한 인프라 구축 대신 본연의 비즈니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보통 기업이 하나의 서비스를 위해 서버나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등을 선정, 구매하고 설치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린다. 하지만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나 HCI와 같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솔루션을 도입하면 신용카드로 결제하거나 컨피규레이션 이후 전원을 꼽는 순간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민첩한 신규 서비스 개발을 통한 시장 진출이 가능하다.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률은 높아지고 있지만, 기존 사일로(장벽)로 막혀있는 기업의 조직 체계나 사업부 간 협업의 한계 때문에 클라우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클라우드를 잘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신제품이나 서비스의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확보, 시장 진출 가속화 등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클라우드 시대에 접하게 될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가 주는 다양한 혜택을 좀 더 다양하게 누리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2) 사일로(Silo) : 개별 부서나 사업 부문별로 데이터가 고립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통합·공유되지 못하는 현상


Written by
백지영 / 디지털데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