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Internet of Things)가 확산하면서 수작업 업무가 대폭 줄고 있다. 자동화 덕분에 엔지니어들은 더 이상 장비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없어졌다. 세계 곳곳의 난방, 조명, 유지보수와 같은 반복적인 업무도 IoT 센서가 알아서 처리한다. 슈퍼마켓의 셀프 계산대는 익숙한 풍경이 된 지 오래다.
로봇의 등장으로 일자리를 뺏기지 않을까 우려했던 사람들은 이제 IoT에 대해 또다시 비슷한 걱정을 한다. 그러나 I oT가 일상적인 업무를 떠맡게 되면서 사람들은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으며, 삶의 질이 더 향상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IoT가 바꿔놓을 일상, 그리고 IoT 시대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인재상은 어떨지 살펴보자.
일상을 바꾸는 IoT 혁신 제품
올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는 다양한 IoT 혁신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내 주변 환경에 적합한 텃밭 작물 추천과 더불어 재배법을 알려주는 어플, 씻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는 채소 재배가 가능한 모듈형 채소 농장, 온라인으로 주문한 택배 상자를 분실 하거나 귀중품을 잃어버리 않도록 해주는 어플 등이 소개됐다.
그중 CES 2020에서 특별히 주목받은 5가지 IoT 혁신 제품을 소개한다.
01. 주말농장 대신 친환경 모듈형 채소 농장
플랜티 큐브(Planty Cube)는 40피트 크기의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든 채소 농장이다. 내부에 IoT 장비가 설치되어 있어 온도와 습도 등 채소가 자라는 데 필요한 환경을 모니터링해 비료와 물주는 시점 등을 알려준다. 컨테이너 모듈형이라 여러 층으로 쌓으면 다양한 작물을 동시에 재배할 수 있어 도시민들에게 인기가 좋다.
플랜티 큐브를 개발한 한국 기업 n.thing에 따르면 이러한 모듈형 농장을 활용하면 최대 10배까지 생산량을 증가시킬 수 있고, 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다.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으니 씻지 않고 바로 먹어도 괜찮은 친환경 채소다. 플랜티 큐브는 CES 2020에서 스마트 도시 부문 혁신상을 수상했다.
02. 적합한 품종 제안부터 재배까지! 똑똑한 텃밭 만들기
도시 환경의 마이크로 기후를 탐지하는 센서가 탑재된 아그로브(Agrove)는 내 주변 환경에 적합한 작물을 추천하고, 재배법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어플이다. 물주기 기능은 완전 자동화되어 있고, 습도 및 작물 상태에 따라 필요한 물의 양까지 예측해주기 때문에
개인용 스마트 텃밭을 가꿀 수 있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아그로브의 설립자 쿠엔틴 로슬로는 도심에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과일과 야채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착안해 이러한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도시민들이 최대한 간소하게 텃밭을 유지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풍부한 지식을 스마트폰 어플에 내장했다. 이 어플은 CES에서 농업 분야 IoT 혁신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03. 공유 숙박 기간에만 사용하는 안전한 비밀번호
공유 숙박에 관심이 있다면 이글루홈(Igloohom)의 스마트 모티즈 2+ 잠금장치(Smart Mortise 2+)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해 개인 비밀번호를 생성할 수 있어 열쇠가 없어도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다. 공유 숙박을 제공하고 있다면 일정 시간 동안만 유효한 비밀번호를 생성한 후 고객에게 알려주면 된다. 물론 잠금 해제도 가능하다.
내장된 생체정보 센서, 블루투스 열쇠, RFID 장치로 고강도 보안이 보장되는 지문 ID를 이용하면 된다. 그뿐만 아니라 숙박업소 운영자는 방문객의 방문일과 방문 시각 기록도 일일이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 모티즈 2+는 키패드를 이용한 잠금, 비상 탈출 시스템, 아동과 애완동물의 안전을 고려한 기능, 화재 및 침입 시 경보 발동, 자동 재잠금 기능도 제공한다.
04. 나만의 귀중품, 어디에 있어도 추적
기술기업인 이노웨이브(Innowave)에 따르면, 사람들은 일생 동안 평균 20만 개의 물건을 잃어버린다고 한다. 이노웨이브가 선보인 리프(LEAP)는 개인 소지품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소형 멀티 센서 웨어러블 장치로, 지름 42mm, 두께 11.5mm, 무게 22gm에 방수 기능도 갖고 있다. 5G뿐 아니라 글로벌스타(Globalstar) 인공위성 네트워크로도 위치 추적이 가능해 먼 곳에서 잃어버린 물건의 위치도 추적할 수 있다. 물건이 마지막으로 언제 이동했는지, 지오펜스(Geofense : 스마트폰의 GPS 정보를 활용한 위치기반 기술) 내에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전력 소모량이 적어 1회 충전 후 수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으며, 자동차, 고가 장비, 애완동물 위치 추적 등에 활용할 수 있다.
05. 온라인 쇼핑 택배 상자 분실 걱정 No!
C+R 리서치의 조사 결과, 미국의 온라인 쇼핑객 3명 중 1명 이상이 택배 상자를 문 앞에서 분실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고녹녹(Go Nok Nok)을 이용하면 이런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고녹녹은 비디오 카메라와 양방향 스피커가 내장된 첨단 고양이문(현관문 아랫부분에 고양이가 드나들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작은 구멍) 같은 어플이다. 택배 기사가 현관 초인종을 누르면 고객은 스마트폰 또는 알렉사(Alexa) 디바이스를 통해 이를 실시간으로 통보받고, 원격으로 고양이문을 열어줄 수 있다. 고녹녹에는 라벨 스캐너도 내장되어 있어 택배 기사가 라벨을 카메라에 갖다 대면 해당 택배의 배송지가 맞는지 인식한 후 맞으면 고양이문을 열어준다.
이 회사 설립자인 레즈 가츠카르는 고녹녹이 특히 낯선 사람에게 문을 열어주기를 꺼려하는 고령층에 매우 유용한 어플이라고 강조한다.
IoT 인재, 부가가치를 높이다
IoT 덕분에 삶의 질이 향상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IoT로 인해 직업을 잃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존재한다. 자동문과 모니터링 시스템이 경비 업무나 기관차 운전자들의 업무를 바꿔놓은 것처럼 IoT 역시 설비 관리자들의 역할을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IoT의 확산이 일자리를 빼앗기 보다는 오히려 사람들이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강조한다.
IT와 OT 모두 이해하는 인재 부족
IoT 네트워크를 운영하려면 데이터 분석과 과학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영국의 IoT 제품 및 서비스 전문기업인 InVMA 전무 패트 내쉬는 “IoT는 IT와 OT 전문가를 모두 필요로 하는데, 이 두 가지 분야를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인재를 찾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특히 디지털 엔지니어링 역량 부문에서 인력난을 겪게 될 것이다. 산학 연계의 부족도 이러한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한다.
인력 재교육으로 기술격차 해소
IoT 시대에는 사람과 기계의 상호 교류를 통한 업무가 증가한다. 따라서 변화되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존 인력에 대한 재교육과 기술격차 해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러 분야의 업무 변화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변화가 발생할지 정확히 예측하는 건 쉽지 않다. IoT 수요를 비즈니스의 일부로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에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후지쯔 CTO 요한 카스텐스는 “IoT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직장에서 업무를 개선하고 부가가치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하는 툴이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혜택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Z세대 이후는 창의력이 관건
Z세대 이후의 세대는 기술과 함께 성장해온 세대이기 때문에 업무 환경에도 이러한 특성이 반영될 것이다. 마인크래프트(Minecraft)에서 인스타그램까지, 이들 세대는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더욱 창의적인 방법으로 데이터를 사용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직원들의 활동을 감지하는 IoT 센서를 통해 이러한 창의적인 활동이 포착되면서 업무 수행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많은 기업이 직원들의 움직임을 탐지하고 데이터를 취합하기 위해 IoT를 사용하고 있다. 물론 이들 데이터는 대부분 데이터 보호 관련 법규에 따라 익명으로 처리된다.
IoT 공감대 형성이 먼저
직원들에 대한 모니터링은 때에 따라 사생활 침해 또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근무 환경을 초래할 수도 있다. 영국 로펌인 가울링 WLG(Gowling WLG) 인공지능 부문장인 매트 허비는 “데이터와 머신러닝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데이터 통제의 법률적 근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관련법 개정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데이터 소유와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법규가 엄격한 편이다”라고 말한다.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를 줄이고, IoT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려면 모든 직원과의 충분한 커뮤니케이션, 세심한 검토, 교육 훈련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조직 구성원 모두가 IoT 여정에 함께 참여하는 문화가 형성돼야 조직 내 불신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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