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기업들이 정보기술(IT, Information Technology)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는 요즘, 또 다른 한편에는 중요한 기술 문화가 존재한다. 생산, 산업용 인프라, 유틸리티, 물류 등 높은 성과를 요구하는 운영기술(OT, Operational Technology)이다.
다양한 산업에서 가치 있는 트렌드를 찾아내고, 산업이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에는 AI와 머신러닝이 상당한 성과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 근간에 IT와 OT의 성공적인 융합(convergence)이 자리하고 있다. OT의 풍부한 생산 및 프로세스 지식이 융합을 통해 IT의 플랫폼 설계 및 분석 노하우와 결합한다.
이미 IT와 OT 융합을 실현한 기업들은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데이터 비즈니스 모델의 추진을 가속화하고 효율성 제고하며 제품과 서비스 품질 향상과 같은 성과를 내고 있다.
IT와 OT의 융합을 촉진하는 요인과 한계, 그리고 자세한 융합 방법을 알아보자.
IT와 OT 융합을 촉진하는 요인
데이터의 양과 다양성 확대
데이터 세계는 이미 데이터 급증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지금은 오디오와 비디오뿐 아니라 센서에서 들어오는 시계열 데이터 등 새로운 종류의 데이터까지도 모두 활용하는 시대다.
AI와 머신러닝
OT 데이터는 방대하고 구조도 다양하며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데이터 준비, 분석,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OT와 IT 전문성이 녹아든 AI와 머신러닝을 구현해야 한다.
에지 컴퓨팅의 확산
에지의 스마트 센서 등 OT 디바이스에서 끊임없이 데이터가 생산될 것이다. IDC은 2022년까지 에지 컴퓨팅이 클라우드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끊임없는 성과를 요구하는 OT
OT 환경은 비용 절감, 프로세스 최적화, 그리고 성능 향상을 끊임없이 요구한다.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지면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클라우드와 강력한 IT 컴퓨팅
기존의 OT 시스템으로 모든 종류의 데이터를 관리하거나 분석하기는 어렵다. 클라우드를 인프라로 사용하면 OT 엔지니어들이 데이터와 분석을 통해 더 많은 통찰력을 끌어낼 수 있다.
저렴한 디바이스와 스토리지
낮은 가격대의 센서와 고품질 스토리지가 등장하면서 OT 환경 발전의 기회로 작용한다.
달라도 너무 다른 IT와 OT
IT와 OT의 융합을 촉진하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지만, 그 둘의 융합을 저해하는 걸림돌 역시 만만치 않다. IT와 OT 각각의 장점이 뚜렷하고 이해하는 분야도 다르기 때문이다.
태생부터 다른 DNA
일반적으로 IT와 OT 담당자들은 일하는 방식과 생각 자체가 다르다. 사용하는 언어 또한 차이가 있다. OT는 설비 가동 시간, 생산성과, 품질, 만족도, 안전성 등에 우선순위를 두지만, IT는 급격한 변화와 신속한 소프트웨어 개발이 더 중요하다.
예측 분석의 부재
운영 관리자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일과 설비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단기간 내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파악할 수 있다. OT에서는 장기적인 비즈니스 발전보다는 현재 운영 중이거나 가까운 미래에 운영하게 될 설비에 중점을 두고 데이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리스크에 대한 온도 차
IT와 OT는 리스크에 대한 온도 차가 극명하다. IT에서는 오류 발생 등으로 인한 비용 손실이 판매 실적 부진, 규제 미준수에 따른 벌금이나 과태료 등을 의미할 수 있다. 반면, OT에서 신뢰성 혹은 보안상의 실수는 장비에 대한 사망 선고나 다름없으며 막대한 비용 손실이 뒤따를 수 있다.
설비 라이프사이클에 대한 시각
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한 IT에서는 대개 3년을 주기로 서버 프로세스 향상이나 스토리지 옵션 등 업그레이드가 진행된다. 반면 OT는 압축기, 펌프, 모터, 로봇 등 대부분의 설비가 IT보다 고가이고 수명도 수십 년에 달한다.
제한적인 툴
엔지니어들은 분석 작업을 위해 지금도 엑셀 등 일반적인 툴을 사용한다. 원인 분석을 위해 전문적인 툴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임시 분석과 탐색 분석 등 일부 기능을 활용할 뿐이다. IT는 데이터 분석 툴과 전문성을 OT와 공유할 수 있다.
데이터 단절
IT와 OT 데이터가 항상 비즈니스에 유용한 방식으로 결합하는 건 아니다. 확장성이 떨어지는 오래된 장비와 전용 소프트웨어 툴 간 통합이 원활하지 않으면 IT와 OT간의 데이터 단절 현상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데이터 vs. 전문지식
IT는 점점 더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으나, OT에는 오랜 기간 풍부한 전문 지식을 쌓아온 운영자와 엔지니어가 있다. 점점 고령화되는 OT 전문가들이 현업에서 멀어지기 전에 이들이 보유한 지식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산재한 머신 데이터
운영 데이터가 제대로 정리되어 있거나 효과적으로 통합되어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운영 데이터를 다룬다면 해당 데이터의 의미와 물리적인 프로세스 및 현상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IT와 OT의 융합 로드맵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시작점
IT와 OT는 융합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그 둘의 융합을 처음부터 100% 완벽하게 구현할 필요는 없다. 처음엔 두 가지의 다른 기술이 충돌할 수 있지만, 공존의 과정을 거치면서 궁극적으로 융합이라는 최종 목표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세스와 기술 협업이 진행되는 초기에는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IT가 새로운 보안 정책과 특정 소프트웨어를 OT 머신과 하드웨어에 탑재한다고 생각해보자. 이 때문에 시스템이 느려지고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융합의 전제조건은 IT에 대한 OT의 신뢰 확보
성공적인 IT와 OT의 협업 방안 중 하나는 서로의 언어를 배우는 것이다. 같은 용어를 두고 IT와 OT가 서로 다르게 정의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Security’를 들 수 있다. 이는 물리적인 보안 뿐만 아니라 사이버 보안을 의미할 수도 있다.
두 영역 간 언어와 문화의 장벽이 제거되면, IT와 OT 프로세스가 통합될 수 있도록 차이점을 정리해야 한다. OT의 비즈니스 목표는 대부분 정확한 시간에 상품을 생산하는 스케줄이 중심이 된다. 반면 IT는 단기적인 생산이 아니라 장기적인 비즈니스 목표에 중점을 둔다.
IT와 OT 융합의 전제조건은 IT에 대한 OT의 신뢰 확보다. OT 입장에서 보면 IT 담당자들이 안전성과 신뢰성에 소홀하다고 느낄 수 있다. OT에서는 안전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설비나 공장 중단뿐 아니라 해당 작업자들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OT에서 체감하는 안전성과 신뢰성이 훨씬 중요하다. OS 업데이트와 같은 간단한 작업조차도 설비 에러를 유발하여 OT 운영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IT 담당자들에 대한 신뢰 확보가 우선되어야 한다.
성과 빠른 프로젝트부터 협업 시작
새로운 OT 툴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융합을 가속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러한 툴을 IT 인프라에 연계하는 것이다. 즉, OT의 기존 프로세스와 시스템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OT가 이미 사용 중인 기술에 IT를 추가하는 것이다. 쉽게 성과를 얻을 수 있는 프로젝트에 먼저 집중하라는 의미이다. 이를 기반으로 OT는 IT 분석 툴을 활용해 데이터 사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으며 비즈니스 면에서도 엄청난 이점을 얻을 수 있다.
한 철도회사는 IT와 OT 융합을 통해 서비스와 신뢰성을 향상해 연간 2,500만 달러의 비용절감 효과까지 누릴 수 있었다. 그간 시간 중심으로만 행하던 IoT(사물인터넷) 분석과 유지보수를 융합을 통한 다른 기준을 적용한 덕분이었다. IT 기술을 공장 또는 설비 부문에 통합한다면 엄청난 비용의 절감과 최적화를 기대할 수 있다. 통합을 더 수월하게 진행하려면 IT와 OT가 활용사례를 찾아내는 등 협력하는 과정이 더 빈번해져야 한다.
IT와 OT의 융합이 성공하는 시점은 IT와 OT 각 영역의 기술, 프로세스 그리고 사람이 모두 하나의 목표를 향해가는 순간부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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