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오픈마켓은 옥션, G마켓, 11번가를 중심으로 사실상 독점 구조다. 이베이는 한국 최초의 인터넷 경매 전문 사이트인 옥션과 G마켓을 2001년과 2009년에 인수하고 2011년 이베이코리아를 출범시켰다. 올 들어 유일하게 흑자 전환에 성공한 11번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경쟁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베이코리아는 꾸준히 흑자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이렇게 ‘잘 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들은 혁신이나 운영 효율보다는 사고 방지나 비용 절감 차원에서 IT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ROI(Return On Investment) 차원에서 IT 투자를 기업의 혁신과 비즈니스 창출을 위한 출발점으로 인식하면서 예전과는 관점이 사뭇 달라졌다.
특히 이베이코리아는 IT 인프라를 자사의 제품이자 서비스로 생각하고 있어, 중요한 투자의 일환이다. 이베이코리아 이진용 전략기술부문장은 “나이키는 신발, 농심은 라면이 대표적이라면 우리는 사이트 자체가 제품이자 서비스”라고 강조한다.
서버 가상화의 운영 효율을 위한 선택
이런 측면에서 이베이코리아는 IT 전략에 있어서도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오픈 마켓 특성상 안정적인 서비스가 매출에 영향을 주는 만큼 이베이코리아는 비즈니스의 연속성을 위해 2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증가하는 업무에 대한 신속한 전환과 유연한 시스템 환경을 위해 매년 수 백대의 시스템을 교체 및 증설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는 서버 가상화의 운영 효율성과 기술 지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하이퍼컨버지드 인프라(HCI) 솔루션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안정성과 가용성, 운영 효율성과 구축 기간 등을 고려해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하 HIS)의 HCI 솔루션인 ‘UCP HC’ 400 노드를 도입했다. 단일 프로젝트로는 물론 국내 HCI 사례로나 글로벌에서도 최대 규모다.
이진용 전략기술부문장은 “원활한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운영효율 측면 등 모든 것은 결국 사람과 직결된다. 서버가 늘어날수록 운영 기술이 고도화되고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운영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는 HIS의 UCP HC가 적합했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UCP HC’는 VMware의 가상화 관리 플랫폼과 사전 검증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기술 및 통합 관리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제품이다. 쉽고 빠른 구축은 물론 소프트웨어정의 데이터센터(SDDC), 프라이빗・퍼블릭 및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으로 확장이 용이하다.
프로젝트 기간 대폭 단축으로 가시적인 비용 절감
이베이코리아가 UCP HC를 선택한 후, 마이그레이션으로 방향을 정하고 첫 구축을 시작한 시점은 작년 하반기였다.
프로젝트는 2개의 데이터센터에 기존의 인프라 자원을 똑같이 배분하는 것, 그리고 내부 현안과 신규 니즈를 부합시키는 것이었다. 현재 옥션, G마켓의 WEB/WAS(Web Application Server) 일부 업무가 UCP HC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속적인 서비스 증가에 따라 추가 HCI 도입과 기존 레거시 시스템 전환 프로젝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베이코리아는 HCI 환경을 구축하며 기존 레거시 시스템 대비 성능, 안정성, 비용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먼저, 서버,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에 대한 운영 관리가 일원화되었다. 그리고 HIS 엔지니어의 설치 및 기술지원이 단일화되면서 운영 편의성까지 향상됐다.
평균 4개월 이상 소요되는 전체 프로젝트 기간은 단 1개월 만에 완료되었다. 그리고 기존의 서버와 스토리지 모델 가상화를 통해 상면 공간이 60% 이상 감소하는 등 비용 절감 효과가 크게 높아졌다.
성공을 결정짓는 이베이코리아만의 차별점
온라인 서비스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기업들은 시스템 장애 발생을 대비해 DR(Disaster Recovery, 재해복구 시스템) 센터를 운영한다.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천재지변에 대비해 동일한 크기의 데이터센터를 2개 운영하고 있다. DR센터가 사고 발생 시 무중단 서비스를 위한 것이라면, 데이터센터는 한쪽 데이터센터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다른 센터에서 바로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베이코리아는 평상시에도 2개의 데이터센터에서 사용자를 각각 반으로 나누어 동시에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진용 전략기술부문장은 “데이터센터는 투자 비용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2개를 동시에 운영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사이트가 곧 제품이고 서비스이기 때문에 중단 없이 항상 유지될 수 있도록 연속성 측면에서 대비하고 있다. 향후 세 번째 데이터센터 설립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목표는 비즈니스에서 이기는 것
이베이코리아는 HCI 솔루션 도입으로 시스템 안정화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진용 전략기술부문장에게는 개인화된 맞춤 서비스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제공 할 것인가가 숙제로 남아 있다.
개개인의 다양한 성향에 맞출 수 있는 AI(인공지능)가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이진용 전략기술부문장은 “오픈 마켓에서 광고가 AI에 최적화되면 정보가 새로운 골칫거리가 된다. 내게 필요한 시점에 광고가 나타나면 최적의 가격에 선택할 수 있지만 오픈 마켓에서 정보와 상품이 넘쳐나 ‘필터링’이라는 추가적인 일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렇기에 AI를 잘 활용해서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탐색의 시간을 줄여주는 커스터마이징이야 말로 서로 간에 이익이 될 것이다. 다만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통합은 여전히 오픈 마켓의 고민이다.
이에 대해 이진용 전략기술부문장은 “기술이 어려운 게 아니라, 개인정보보호가 문제다. 판매자 입장에서 개인정보를 활용해 고객에게 혜택을 주고 있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로 민감해진 소비자가 호응해 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자사의 아이덴티티를 지키고 고객과 고객을 이어주는 것이 곧 미션스테이트먼트(Mission Statement)이며, IT 시스템을 통한 혁신이 아니라 비즈니스에서 이기는 것이 이베이코리아의 목표다.
성공할 수밖에 없는 차별점을 지닌 이베이코리아. 대규모 HCI 프로젝트에 이어 앞으로 클라우드로의 전환이 예상되는 만큼, 향후 이베이코리아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신뢰와 기술력으로 쌓아 올린 성공적인 HCI 구현
고객 입장에서 안정적인 서비스는 당연하면서도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장애가 발생하면 그 즉시 서비스 중단이라는 대형 사고와 함께 여태껏 쌓아왔던 고객과의 신뢰도가 모래성처럼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의 HCI 프로젝트는 예상 기간만 4개월이었지만 무려 1개월 만에 구축이 완료되는 기염을 토했다. HCI 프로젝트 이후에도 여전히 안정화에 중점을 두고 늘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이들이 있다. 바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CS2팀 이동석 차장과 솔루션 지원팀 강승구 과장이다. 이들에게 이베이코리아의 HCI 프로젝트에 대한 후일담을 들어봤다.
이베이코리아가 이번 HCI 프로젝트에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베이코리아는 통신제조 부문에서 HIS의 오랜 핵심 고객입니다. 오래 전 구축한 스토리지의 약 80%가 HIS의 제품이기에 그동안 쌓아온 유대감과 신뢰감은 높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HCI라는 신기술을 대규모 환경에 구축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곳으로 우리가 적임자라고 봤던 것 같아요. 어쩌면 이베이코리아가 우리를 선택한 것이 당연했을지도 모릅니다.
대규모 프로젝트 진행 기간을 4개월에서 1개월로 대폭 단축시켰는데, 힘들진 않았나요?
대규모 프로젝트를 2개의 데이터센터에서 한 달 동안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은 시간 제약이었습니다. 이베이코리아는 ‘야근이 없는’ 회사였기 때문에 프로젝트팀은 점심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에는 센터에 상주해야 했어요. 그래서 이런 상황에 장비 세팅을 하루에 끝낼 수 있을 지가 관건이었습니다. 한 센터에 UCP HC 장비를 아침에 입고하고 랙 마운트를 끝낸 시간은 오후 4시 30분이었어요. 그때 느낀 희열감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현재 장애 방지를 위해 주 1~2회 이베이코리아에 머물며 예방 점검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드웨어적으로 장애가 발생하면 화이트 모니터링을 통해 관계자들에게 즉각 문자와 메일이 전송되어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짧고 굵게 프로젝트를 끝낸 비결이 있을까요?
무엇보다 팀워크가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프로젝트처럼 많은 인력이 한번에 투입되는 경우는 대형 사이트를 이전할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습니다. 따라서 본격적인 프로젝트 투입에 앞서 팀원들과 함께 계획을 세우고 정보도 공유하며 사전에 충분히 조율을 했어요. 그 덕분에 여러 팀이 함께 협업하면서도 손발이 척척 맞았습니다. 아울러, 10년간 이베이코리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한 이동석 차장님의 역할도 컸습니다. 중심을 잡고 소통한 덕분에 수월하게 일할 수 있었지요. 다방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이베이코리아 관계자 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중점을 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베이코리아는 Hyper-V 시스템을 사용하다가 UCP-HC를 도입하며 마이그레이션한 케이스에요. 그렇다고 기존의 Hyper-V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베이코리아 시스템에 대한 전체적인 계획 때문이었지요. 따라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네트워크에 중점을 뒀습니다. UCP HC는 VM웨어의 vSAN 기반으로 10G 스위치를 통해 서버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네트워크 안정화가 중요했거든요. 수많은 테스트와 네트워크 운영팀을 수시로 괴롭힌 덕분인지 문제 없이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완료 후에도 지금까지 이베이코리아에 지원하고 있는 게 있다면요?
현재 이베이코리아는 시스템 구축 완료 후 안정화 단계입니다. UCP HC는 신기술이기 때문에 결함 발생 시 신속한 대처를 위해 본사에 예비 부품을 준비해 두었어요. 또 지원 인력 양성을 위해 주 1회 TRM 기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완료 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UCP Advisor를 통해 이베이코리아에 업그레이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인데, 지금은 사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모니터링을 강화해서 향후 문제가 생기면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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