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외신에서 클라우드에 대해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예산 낭비이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잘못된 투자이다”라는 가트너의 의견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관련기사) 이번 글을 통해, ‘퍼블릭 클라우드가 아닌 모든 기존의 스토리지 벤더사의 제품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할 뿐’이라는 가트너의 편향된 의견의 오류를 파헤치고 클라우드 실체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가트너의 클라우드에 대한 과신은 기업에서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방법 및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최종사용자 대상의 양적 분석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퍼블릭, 프라이빗, 하이브리드 중 어떤 클라우드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클라우드를 단 한가지로 가정하는 데에서 온 잘못된 논쟁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용례, 소비 방식 등을 고려하지 않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이 아니라 “언제”입니다. 퍼블릭, 프라이빗,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각각 언제 사용하는지 조사해야만 맥락에 맞는 데이터를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클라우드 시장의 현황과 전망
전세계 데이터센터 인프라 및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소비 규모가 약 4,800억 달러 가량으로 집계되고 있는 가운데 AWS 퍼블릭 클라우드는 이 중 80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세계 IT 지출의 1.7%라는 막대한 규모인 동시에,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기업들은 클라우드 인프라를 어떻게 도입하고 사용할까요?
다행히도 451 Research에서 이와 관련해 기업의 클라우드 전략 방향과 근거에 대해 심도 깊은 연구를 진행한 내용이 있습니다. 보고서 “기업들의 목소리: 클라우드 고객 인사이트 설문 및 분석 2016”에서는 크고 작은 규모의 기업들이 어떻게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있으며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는지 분석한 내용을 다룹니다. 이는 현재 발표된 보고서들 중 가장 광범위한 클라우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만족도
먼저 가트너의 잘못된 믿음 중 한 가지를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바로 “대다수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은 기능적으로 실패한 경우가 많다” 는 것입니다.
451 Research에서는 광범위한 규모의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기업 내 사용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했습니다.
1~10점 중 IaaS(이하 퍼블릭 클라우드)는 7.8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온프레미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7.0점으로 조사됐습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기능적으로 실패했다면 사용자들이 대단히 불만족을 표시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만큼, 가트너가 이해하고 있는 시장 상황과 실제 최종 사용자들의 경험 사이에 상당한 온도차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활용도
조금 더 심층적인 조사를 위해 이용 중인 클라우드 및 향후 6개월 이내에 이용할 계획인 클라우드의 종류에 대해 분석해 보았습니다.
응답자의 43.2%가 현재 온프레미스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었고, 6개월 이내에 증설 계획이있다고 59.4%가 답했습니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37.2%가 사용중이며, 57.9%가 사용 예정이 것으로 조사됐으며, 호스티드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34.3%가 사용중이며, 50.5%가 사용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조사를 통해 시장에서의 클라우드 유형별 도입 현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각각의 클라우드는 어떤 점이 서로 다를까요?
온프레미스 프라이빗 클라우드
다음 문항에서는 각각의 클라우드 유형 별로 어떤 서비스에 이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습니다. 온프레미스 프라이빗 클라우드 사용자들의 경우 50% 이상이 “광범위한 운영 애플리케이션”에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25% 가량은 “운영 애플리케이션 초기 구축”에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IaaS(퍼블릭 클라우드)
퍼블릭 클라우드의 경우 단 27%만이 “광범위한 운영 애플리케이션”에 사용하고 있으며 35%가 “운영 애플리케이션 초기 구축”에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퍼블릭 클라우드 사용자의 1/3 이상이 “탐색 및 평가”, “파일럿 프로젝트 및 테스트 운용” 및 “테스트 및 개발 환경“ 등에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한 부분입니다.
이러한 부분은 온프레미스 프라이빗 클라우드 대비 월등한 사용률을 기록했습니다. 즉 퍼블릭 클라우드는 비용이 낮아 진입 장벽이 낮으며 장기간의 운영이 요구되는 분야에 적합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온프레미스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비즈니스 효용
클라우드별 차이점 중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어떤 비즈니스 효용을 제공하는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설문 초반에는 “무엇”과 “어떻게”에 집중했다면, 비즈니스 효용은 “왜”에 대한 질문에 답을 줄 수 있습니다.
온프레미스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경우 “보안 강화”, “하드웨어 비용 절감”, “가용성 및 업타임 개선” 등이 주된 이점으로 꼽혔고, 그 밖에 “새로운 기능”,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비용 절감”, “새로운 수익 창출” 등이 부가적인 이점으로 꼽혔습니다.
IaaS(퍼블릭 클라우드)의 비즈니스 효용
퍼블릭 클라우드는 “최대 수요치에 대한 확장성”, “하드웨어 비용 절감”, “시장 출시 기간 단축” 및 “관리 부담 완화”가 주요 이점으로 꼽혔으며, 부가적인 이점으로는 “새로운 기능”,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비용 절감”, “새로운 수익 창출” 등으로 조사됐습니다.
결론
451 Research의 보고서의 가장 큰 의의는 기업들이 이미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도입 목적을 이해하고 구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완벽한 수준은 아니지만 많은 사용자들이 실제 클라우드 도입에 대한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으며, 초반에 언급되었던 가트너의 평가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기술의 기저에 결함이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오히려 전략적인 기획과 설계, 거버넌스가 뒷받침 됨으로써 비즈니스에 적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종합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설문에서 드러난 또 한가지의 그다지 놀랍지 않은 결과는, 비즈니스 효용을 통해 클라우드를 선택한 기업의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났다는 점입니다. 신속한 확장과 하드웨어 비용의 절감, 관리 부담의 완화 등이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의 이유이며, 퍼블릭 클라우드는 저렴하고 리소스가 간편하여 테스트 및 개발 등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경우 보안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고, 이 역시 당연한 결과입니다. 보안 및 컴플라이언스, 데이터 관리성 등의 요인이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주요 도입 원인입니다. AWS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또한 보안 기능을 강화해가고 있지만, 실제 기업에서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하고자 할 때에는 선별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Bank of America나 Goldman Sachs의 경우 기존의 전통적인 IT 환경의 한계를 느끼고 자체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또한 General Electric과 같은 기업도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의 사용 형태는 서로 다르지만 각자의 비즈니스 효용에 따라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클라우드 이용에 단 한가지 길 만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에, 퍼블릭 클라우드 제공업체들 조차도 프라이빗 클라우드 버전을 공급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다름아닌 AWS의 CIA 구축 건이기도 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클라우드 도입에 대한 조사 또한 흥미롭습니다. 이 문항을 통해 향후 2년에 대한 계획을 조사해 본 결과, 퍼블릭 클라우드가 확대될 것이라는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났지만, 프라이빗 클라우드 또한 퍼블릭 보다는 다소 낮지만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어떠한 권위자나 애널리스트들이 클라우드에 대한 연구 조사를 진행할 때 클라우드에 대한 명확하고 확고한 정의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 애널리스트들의 경우 조사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엄격한 정의가 확보되어야만 모호함 없이 유사 기술들을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모두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에 사용되지만 같은 방법을 취하지 않는 다는 점이고, 451 Research의 이번 보고서가 비즈니스 효용에 대한 조사로 이를 입증했습니다.
가령 일각에서는 탄력성(elasticity)과 차지백(chargebacks)이 클라우드 유형을 구분 짓는 주요 기능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기업에서 이 기능들이 애플리케이션 운영에 그다지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클라우드라고 볼 수 없는 것일까요? 예를 들어 온라인 리테일 업체에서는 시즌별 판매를 위한 클라우드 탄력성을 필요로 할 수 있지만, 제조업체의 경우 성장이 지속적이고 예측 가능하므로 탄력성을 위한 비용 및 기획이 요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차지백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이상적인 경우 IT 리소스를 각각의 비즈니스 유닛에 맞춰 할당하고 비용을 산정할 수 있어야 하지만 많은 경우 차지백 자체가 다분히 정치적이고 공유 서비스 모델에서 실용적이지 않기 마련입니다. 애널리스트의 입장에서 특정 시장을 재단하기는 좋을 수 있으나, 여러 가지의 딜리버리 모델이 존재하는 클라우드를 하나의 고정된 정의에 끼워 맞추는 것은 결과적으로 핵심을 벗어나게 만듭니다. 궁극적으로는 비즈니스 목표에 초점을 두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것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결국 클라우드 기술 도입에 있어 한 가지 방법만을 고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언제든 변화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기술이 점점 더 성숙해지고 더 많은 옵션이 제공되고 있는 만큼, 기업에서는 클라우드 기술의 가장 적합한 활용도를 찾아 실제 환경에 도입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시장의 변화에 대해 매우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는 가운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가트너의 클라우드에 대한 견해가 어떻게 밝혀질지 업계의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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