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Hitachi Data Systems의 CTO로서 한 해를 마감할 때가 오면 블로그에 내년도 IT 전망을 게재해왔습니다. 이제 12월이면 2016년도 IT 전망에 대한 시리즈 기고가 시작될 텐데요, 지난 해의 전망 중 하나는 상용 시장에 맞춰 설계된 SSD의 자리를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에 적합한 성능과 내구성, 용량을 제공하는 플래시 모듈이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었습니다. 디스크와 달리 플래시 드라이브에는 블록 맵핑, 웨어 레벨링(wear leveling), ECC 확장, 데이터 리프레시, 하우스키핑 및 기타 관리 작업들을 위해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탑재됩니다. 스토리지 컨트롤러와 별개로 플래시 디바이스 단에서 이러한 기능들이 작동하는 것입니다. 특히 용량 확대와 저비용의 플래시 디바이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이에 특화된 기술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게 될 것입니다.
HDS는 지난 2012년 Hitachi의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기술 노하우를 활용하여 1.6TB 용량의 플래시 모듈을 제작했습니다. 당시 타 벤더들이 사용했던 일반 SSD의 용량은 400~600GB에 불과했고, PC와 같이 상용 시스템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하게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HDS는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시장에 적합한 플래시 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1.6TB의 용량을 지원할 수 있는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MLC 기술 기반의 SSD 대비 4배의 처리량을 보장하도록 설계된 플래시 모듈을 선보인 것입니다. 이어 2013년에는 3.2TB의 플래시 모듈을 출시했고, 2015년 2분기 마감 수치를 기준으로 210PB 이상의 플래시 스토리지 판매 기록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가트너에서는 플래시 어레이에서 하드디스크로 계층화를 지원하지 않는 스토리지에 한하여 올플래시 어레이로 규정하므로 HDS는 올플래시 어레이 제공업체로 분류되고 있지 않지만, 실제로는 HDS의 많은 고객들이 올플래시 구성의 VSP G1000 스토리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플래시 출하 용량에서 볼 수 있듯 엔터프라이즈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유하고 있으며, SSD 또한 함께 지원하고 있습니다.
작은 규모의 업체들은 물론 EMC와 같은 대형 업체들 또한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에 특화된 플래시 모듈을 제작하거나 커스터마이징 하는 데 투자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러한 부분이 바로 상용 SSD를 취급하는 올플래시 어레이 업체들의 가장 큰 장애 요인입니다. 이 업체들이 플래시 제품을 차별화하는 방법은 오로지 소프트웨어 혹은 스토리지 컨트롤러에 국한되기 때문입니다. Hitachi에서는 플래시 디바이스 컨트롤러뿐만 아니라 스토리지 컨트롤러 또한 생산하므로 디바이스에 이러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표준 인터페이스 커맨드에서는 불가능했던 기능들을 디바이스 단에서 실행 가능하도록 구현했습니다. (관련 포스팅 참고: 오래된 플래시 디바이스로 할 수 있는 것들) 플래시 컨트롤러 단에서 압축과 같은 다양한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스토리지 컨트롤러 단에서 이루어지는 압축/압축 해제의 과부하를 방지하여 지속적인 성능을 보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AFA 벤더들의 경우 스토리지 컨트롤러 단에서조차 재해 복구, 듀얼 active 가용성 등과 같은 엔터프라이즈 기능을 충분하게 제공하지 못합니다. 지난 10월 업계의 많은 기대를 모았던 퓨어스토리지의 IPO는 공개 당일 5.8% 하락한 17달러로 마감되었습니다. 상용 SSD를 사용하는 퓨어스토리지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일부 수요에 대해서만 대응할 수 있으므로, 수익성이 긍정적으로 평가되지 못한 것입니다. IPO 이후 최근에는 델의 EMC 인수소식에 대한 반등 효과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인수를 두고 퓨어와 같은 신생 기업들 또한 대기업으로 인수될 가능성을 예측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신생업체들의 목표가 성공적인 피인수라면 과연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기능에 대해 장기적인 투자가 일어날 수 있을까요?
Hitachi는 대용량 플래시 디바이스를 추구하는 만큼 MLC DIMM, TLC, 혹은 3D NAND 기술을 추가함과 동시에 디바이스 내에 더 많은 관리 기능을 탑재할 것이고, 이는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컨트롤러로서의 완성도가 높아짐을 의미합니다. 새롭게 출시되는 대용량 플래시 디바이스는 용량대비 가격 측면에서 15K 고성능 하드 드라이브와 견줄 만큼의 수준이 될 것이며, 따라서 이러한 디스크 드라이브 없이도 운영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플래시 디바이스의 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비용은 저렴해지고 플래시는 더 많은 디스크를 대체하게 될 것입니다. 디스크 드라이브의 종말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입니다.
플래시 기술 자체로 본다면 미래에는 보다 강한 내구성을 갖춘 고성능의 비휘발성 기술로 대체될 것입니다. 새로운 미디어 컨트롤러의 개발, 그리고 앞으로의 비즈니스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스토리지 컨트롤러에 통합할 수 있는지가 플래시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입니다. Hitachi Data Systems는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연구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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