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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변화와 혁신의 기로에 놓인 금융권



금융권에 새로운 황금맥이 부상하고 있다. IT 기술을 중심으로 각종 금융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인 ‘핀테크’ 시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주요 금융기관들도 가세해 기술 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은, 금융권이 돈이 아니라 금융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증거다. 전통적인 은행 서비스를 벗어나 사업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서 비은행 화폐인‘ 비트코인’과 그 핵심기술‘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은행의 미래, 은행은 없다?

JFK공항을 빠져나와 맨해튼 중심가로 향하는 고속도로 한 켠에 서있는 큼지막한 광고판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일곱 단어가 전부인 광고판에는 “은행의 미래는 ‘은행은 없다’입니다.(The Future of Banks is No Banks).”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은행가라면 어쩌면 밤새 잠 한숨 이루지 못할 수도 있는 문구다.


광고주가 누구인지는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핀테크 기업을 의미한다는 걸 즉각적으로 알 수 있다. 바로 새로운 수익창출의 기회를 만들고, 금융 서비스를 더 효과적인 개인형 서비스로 전환하기 위해 기술을 이용하는 기업들 말이다.


핀테크[각주:1]는 소셜, 모바일, 분석, 클라우드와 같은 기술을 활용해 금융 소비자가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도 동일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으로 관련 기업은 대부분 스타트업들이다. 현재 성장 일로에 있는 시장으로 수많은 벤처캐피털과 크라우드소싱[각주:2]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포브스는 핀테크 관련 투자가 2013년 30억 달러 규모에서 2014년 120억 달러 이상으로 4배 증가했다는 기사를 배포했는데, 올해는 그 수치가 작년의 2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통적인 은행 서비스에서 벗어나 다양한 금융 서비스로 확장

기존 금융권에서도 이미 이러한 위협을 인지하고 있으며, 핀테크 관련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CB 인사이트는 블로그를 통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시티은행,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건, 웰스파고 등 주요 금융기관이 핀테크 기업에 대한 중복투자를 한다는 내용을 포스팅한 적이 있다. 이들 기관의 공통되는 투자 분야는 모바일 지불과 관련한 지불 기술,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마케팅) 지불 네트워크, 금융 서비스 관련 데이터 분석, 개인금융 기술, 블록체인 이라는 신기술에 기반한 P2P 거래 등이다.


보안 지불 방식은 더욱더 보편화되고 있는 서비스다. 최근 인도네시아 최대 은행인 BCA(Bank Central Asia)는‘ KlikPay’라는 모바일 앱을 개발했다. ‘KlikPay’는 고객이 휴대폰으로 결제하면 판매자가 고객의 BCA 계좌에 충분한 잔액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 다.‘ KlikPay’를 이용해 BCA는 수많은 온라인 쇼핑 사이트뿐 아니라 오토바이 택시인 고젝(Go-Jek), 테이크아웃 음식 배달 업체인 푸드판다(FoodPanda) 등 O2O 서비스 사업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KlikPay의 근간은 물론 은행 서비스지만 전통적인 은행 서비스를 벗어난 다양한 지불 시스템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은행 없는’ 모바일 지불 앱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2007년 케냐 사파리콤과 영국 보다폰이 선보인 엠페사(M-Pesa: M은 모바일, 페사는 스와힐리어로 돈을 의미)를 꼽을 수 있다. 케냐와 탄자니아에서 서비스를 선보인 후 지금은 남아프리카, 아프가니스탄, 인도 및 동유럽 일부 국가로도 확산됐다.


엠페사는 모바일 은행이라고 할 수 있다. 엠페사 서비스에 가입하면 은행 에이전트 역할을 담당하는 잡화점이나 소매점 등 네트워크를 통해 계좌를 만들고 돈을 인출할 수 있다. 휴대폰을 이용해 간단히 돈을 송금하고, PIN 암호와 SMS 문자메시지로 상품과 서비스 비용도 지불 할 수 있다. 계좌이체와 인출 시에는 약간의 수수료가 붙는다.





비트코인, 은행의 개입 없이 금융 거래 가능

비은행 화폐로 가장 잘 알려진 사례는 중개인, 즉 은행의 개입 없이 거래가 이뤄지는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은 거래 수수료도 없고, 이용자의 실명을 밝힐 필요도 없다. 다른 종류의 통화로도 비트코인을 구매하거나 판매할 수 있다.


국가간 연계나 규제, 그리고 거래 수수료도 없다. 각각의 비트코인 거래는 지갑 ID를 통해 공공 로그(Public Log)에 기록되지만 구매자와 판매자의 이름은 노출되지 않으므로 철저히 사적인 거래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은 불법 거래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비트코인은 금융권이 달가워하는 서비스는 아니지만 비트코인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Block chain)에 대해서는 액센츄어, 시스코, 후지쯔, Hitachi, IBM, 인텔 등 선도적인 금융 및 기술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현재 금융 거래에 사용되는 중앙 원장과 반대되는 개념인 분산 원장을 의미하며, 중앙결제기구 없이 네트워크 상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거래를 처리하는 기술이다. 벤처 캐피탈리스트 마크앤더슨은 인터넷 이후 가장 혁명적인 기술로 블록체인을 꼽을 정도다.



인터넷 이후 가장 혁명적인 기술, 블록체인

블록체인은 디지털 거래 원장을 생성하고, 이를 분산된 컴퓨터 또는 P2P 네트워크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데이터 구조를 말한다.


별도의 중앙관리시스템 없이 네트워크상의 모든 참여자가 안전한 방법으로 직접 원장을 관리할 수 있도록 암호화를 이용한다. 전체 네트워크에 걸친 합의 메커니즘은 중앙관리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거래를 확인 하는데 사용된다. 아직까지는 실험 단계지만 중앙결제기구를 통해 안정 화에 며칠이 소요되는 금융 서비스의 거래 안정화라는 측면에서 블록체인 아키텍처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즉, 중앙결제기구에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더 빠르게 거래 안정화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다.


블록체인은 거래의 투명성도 제공한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한 위원은“ 2008년 리먼(Lehman)의 모든 거래 내역이 블록체인으로 정확히 기록되어 규제 당국이 데이터 마이닝 툴과 기타 분석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변칙 거래를 파악할 수 있었다면 악화일로를 걷고 있던 리먼의 신용상태를 더 신속히 파악해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수많은 블록체인 완성 위해 하이퍼레저 프로젝트 가동

블록체인은 벤처 캐피탈과 크라우드펀딩[각주:3]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기술로 금융서비스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지난 3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최초의 블록체인 콘퍼런스에는 IBM,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PWC가 연사로 나섰으며, 관련 스타트업 기업들도 대거 참여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디지털 화폐뿐 아니라 P2P, 지불, 디지털 자산거래, 파일 공유, 디지털 서명 문서, 스마트 거래 등 다양한 분야에 이용될 수 있으며, 중앙결제기구 혹은 중앙 DB가 전혀 필요치 않다.



지난해 12월 리눅스재단[각주:4]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 확산을 추진 중인 핵심 주주들을 결집하기 위해 하이퍼레저(Hyperledger)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하나가 아닌 수많은 블록체인의 완성을 촉진하고 협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Hitachi에서는 블록체인 및 분산 원장 개발팀 리더인 사토시 오시마(Satoshi Oshima)가 하이퍼레저 기술운영위원회(HTSC: Hyperledger Technical Steering Committee)에 참여하고 있다.



HDS(Hitachi Data Systems)의 기술기획 글로벌 오피스 회원인 칼 콜무스(Karl Kohlmoos)는 Hitachi의 커뮤니티 웹사이트에 히타치 이노베이션 센터(HitachiInnovation Center)가 바라보는 블록체인에 대한 몇 가지 관점을 포스팅했다. 여기에는 블록체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소개, 활용 사례 및 극복해야 할 과제 등이 담겨 있다. 이 포스팅에서 함께 다룬 마크 앤더슨의 성공 사례를 본다면 블록체인의 중요성에 대한 그의 주장을 결코 가벼이 넘길 수는 없을 것이다.


비트코인의 핵심기술‘ 블록체인’ 개념도
별도의 중앙관리시스템 없이 네트워크상의 모든 참여자가 안전한 방법으로 직접 원장을 만들어 거래를 관리할 수 있다.





  1. 1)핀테크(FinTech) : 금융(Finance)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로, ICT(정보통신기술)를 바탕으로 송금, 결제, 자산관리, 크라우드펀딩 등 각종 금융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 [본문으로]
  2. 2)크라우드소싱(Crowd Sourcing) : 기업 활동의 전 과정에 소비자 또는 대중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일부를 개방하고 참여자의 기여로 기업활동 능력이 향상되면 그 수익을 참여자와 공유하는 방법 [본문으로]
  3. 3)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 : 소규모 후원이나 투자 등을 목적으로 인터넷 매체를 통해 다수의 개인에게서 자금을 모으는 행위. 주로 SNS를활 용하므로 소셜 펀딩(Social Funding)이라고도 한다. [본문으로]
  4. 리눅스재단 : 리눅스를 발전시키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기관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