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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당신이 있는 곳에 빅데이터 있다


오늘날의 IT 트렌드를 논할 때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각주:1]와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각주:2]등이 자주 회자되곤 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 이면에는 빅데이터 기술과의 연계가 필수다. ‘빅데이터’란 용어는 지난 2~3년 동안 대중에게 많이 전파되었지만, 여전히 특정 기업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이들 또한 적지 않다. 하지만 글로벌 IT 기업 중심으로 빅데이터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인식해 시장을 리드하고 확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주 사용자인 기업들 역시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기존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노력을 지속한다. 많은 미디어 매체들을 통해, 기존에 분석하지 못했거나 개선하고자 하는 과제들에 빅데이터를 적용함으로써 기업의 비즈니스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시도와 성공 사례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공공기관에서도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분야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사례가 많다. 실례로 국내 제조 대기업들의 경우, 공정 프로세스의 수율 향상 및 품질 제고 등을 위해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큰 효과를 얻기도 했다. 이번 호에서는 단순히 기업 위주가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친숙한 빅데이터 활용 사례를 다루고자 한다. 빅데이터 기술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고, 우리의 생활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향후 빅데이터의 미래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오늘날 ‘빅데이터’는 IT 업계 관련 직장인 외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단어가 되고 있다. 많은 미디어 매체를 통해서도 빅데이터가 기업의 화두이면서 점점 일상생활에 더욱 깊숙하게 자리매김한 것을 알 수 있다.



1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 - 이동 경로와 위치 기반 운전습관 정보 활용

사람들은 하루에 한 번 정도는 대중교통 또는 자가용을 이용하곤 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일반적으로는 목적지로 출발하기 전 가장 먼저 내비게이션을 켠다. 시중에 다양한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이 존재하지만,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인 ‘T맵’일 것이다. ‘카카오내비’, ‘네이버 지도’ 등 한국의 수많은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 중 T맵은 가입자 1,800만 명, 월평균 이용자 600만 명에 이르는 부동의 1위 앱이다.


T맵은 출발지와 목적지 사이의 경로를 안내하는 기본적인 내비게이션 기능 외에도, 실시간 교통 상황 분석을 기반으로 한 최적 경로 안내 기능을 제공해 이용자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제공하는 교통 정보에 실시간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시장에서의 반응이 좋은 이러한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은 기업 입장에서는 캐시카우로 좋은 매출원임에도 불구하고, 제조사는 오히려 자사 이용자를 포함한 타사 이동통신 가입자에게도 무료로 이 앱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생활 데이터 가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러한 정보를 기반으로 더욱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내비게이션 월간 이용자 수(출처: 코리안클릭)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힘은 오픈 플랫폼에서 나오며, 그 중심에 빅데이터가 있다. T맵 사용자는 SKT 이용자 기준 약 1,800만 명에 이르지만, 타사 이동통신 가입자까지 확대된다면 우리나라 성인 인구 전체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전체 성인 인구의 이동 데이터를 기준으로 제조사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수집 데이터를 가공해 자동차 보험상품과의 연계 서비스 형태로 판매할 수 있다. 이동 경로 및 위치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운전 습관 정보를 운전자 동의 하에 보험사에 제공하고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보험금을 환급하는 서비스가 그 예다. 실제로 동부화재는 SKT와 손잡고 T맵을 활용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또 하나의 활용 예로는, 관광 관련 기업 및 기관 입장에서 위치 및 이동 정보를 활용해 관광지 추천 서비스를 기획할 수 있다는 것. 일례로 창원시에서는 군항제 기간 동안 이동통신사와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방문 고객의 연령별 및 성별 정보를 포함해 시간별 유동 인구의 정보를 분석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향후 고객 맞춤형 관광 축제를 기획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2 대중교통 버스 - 대중교통 운행 및 이용 실태 분석해 정책 수립

대중교통 분야에서도 빅데이터를 이용한 서비스를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다. 교통안전공단은 전국 162개 시·군을 대상으로 ‘2016년 대중교통 운행 및 이용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교통카드 데이터와 버스 정보 관리 시스템(BIS·BMS) 데이터 등 대중교통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대중교통 이용자는 평균 약1,280만 명, 통행이 집중되는 시간은 7~8시, 18~19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데이터를 활용하면 통행이 집중되는 시간대에 배차 버스를 늘리거나, 노선을 조정해 대중교통의 편의성을 보다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빅데이터 기반의 교통 분석은 지속해서 확대될 것이다. 단, 설문 조사나 샘플링 조사가 아닌 모수를 기반으로 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더욱 적합한 교통 정책 수립과 사후 효과 분석 등이 가능할 것이다.



3 취미 생활 - 빅데이터 연계한 고객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

주말에 영화를 한 편 보게 될 때 미리 영화 후기를 살펴보고 영화를 선정한 경험이 모두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영화 큐레이션 앱에도 역시 빅데이터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영화 추천 서비스 업체 ‘프로그램스’가 제공하고 있는 영화 큐레이션[각주:3] 서비스인‘ 왓챠(Watcha)’는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많은 사람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왓챠는 지난 3년간 약 2억 7,000만 개의 별점 평가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 고객 맞춤형으로 영화를 추천해 왔다. 왓챠는 사용자가 입력한 영화 평점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누적해 최적의 사용자 맞춤의 영화를 추천하는 형식을 취해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장르별, 배우별, 감독별 분석 결과도 반영해서 보여준다.



서울시 심야버스 시간대별 통행량



빅데이터를 연계한 고객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는 영화뿐만 아니라 음악 및 TV 프로그램, 맛집, 도서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기반 실시간 방송 및 VOD 서비스를 제공하는‘ 푹(pooq)’, 요즘 뜨는 맛집부터 근처 맛집까지 추천해주는‘ 다이닝 코드’, 책을 몇 권 담기만 하면 내가 관심 가질만한 도서 또는 관심 분야가 비슷한 사람들의 선호 도서를 추천해주는 ‘북맥’ 등이 그 예이다.



콘텐츠 별점 평가 수 보유 현황



4 질병 예방 - 확산 방지 전략 수립을 위한 데이터 수집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가 퍼져 많은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이 있었으며, 최근 브라질에서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최 기간 지카 바이러스로 인해 문제가 빚어지기도 했다. 국내에서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해 많은 가축을 도살 처분하는 것도 매해 들리는 소식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는 이러한 감염성 바이러스들에 대한 확산 경로 파악과 대응이 어려워 많은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근래 빅데이터 기술이 접목되면서 상황은 개선되었고 전염병, 전파기제, 확산 경로 등의 관련 정보가 많을수록 더 효과 높은 확산 방지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되었다.


전염병을 예측 분석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데이터 소스가 필요하며,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와 지역 보건 당국, 질병관리본부, 세계보건기구, 학계, 백신 제조사의 협업 또한 매우 중요하다. 물론 그 핵심에는 데이터가 있다. 바이러스 및 기타 질병 검사 데이터, 임상연구 데이터, 질병 감시 및 공급망 제공 데이터를 비롯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동향까지도 질병확산 방지에 기여할 수 있다.



5 재해 상황 - 피해 최소화를 위한 조기 경보 서비스

또 하나의 예는 지진과 같은 재해 상황이다. 최근 경주에 지진이 발생하기 전만 하더라도, 지진 피해는 다른 나라의 이야기라고 대다수 국민이 생각해왔다. 하지만 강도 높은 지진과 여진이 국내에서 계속 발생하다 보니 지진에 대한 국민의 관심 또한 자연스레 높아지게 되었다.


지진을 완벽히 예측하는 것은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대안으로 지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고민하고 이를 실현해오고 있다. 그 예로 지진 조기 경보 시스템과 함께 시나리오를 소개하고자 한다.


어느 날, 굉음과 함께 모든 것이 흔들린다. 스마트폰에‘ 규모 7.8의 강진 발생, 16초 뒤 2차 지진 주의’라는 지진 경보 메시지가 떴다. 그 즉시 비상구를 따라 건물을 빠져 나왔고, 건물 앞에는 이미 대피 버스가 대기 중이었으며, 통합 내비게이션의 지시에 따라 정체된 도로, 붕괴한 다리를 피해 대피 장소에 도착하게 된다. GPS 앱을 켜 가족들 역시 안전한 대피소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위 시나리오는 미국 지질 조사국(USGS)이 현재 연구하고 있는 지진 조기 경보 시스템‘ 셰이크얼러트(ShakeAlert)’의 실제 시나리오이다. 지진이 발생하는 순간 스마트폰의 GPS가 한꺼번에 한 방향으로‘ 휘청’인다는 점에 착안해, 지진 발생 시‘ S파’에 앞서 발생하는‘ P파’를 감지해 경보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방안이다.






빅데이터는 계속 진화 발전하고 있는 핵심 기술 트렌드 중 하나다. 빅데이터의 미래는 크게 네 가지 방향성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빅데이터 미래에 대한 자그마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개인 맞춤형 서비스 강화

빅데이터가 일상생활과 더욱 긴밀하게 연결될수록 생활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는 한층 진화할 것이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 주택 총조사에서 1인 가구의 비중이 가장 높다고 발표되면서, 이미 시중에 많은 기업이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역시 불특정 다수보다는 개인 맞춤형으로 더욱 특화되어 발전할 것으로 예측되는 대목이다.


1인 가구의 증가 추세



데이터 거래의 서비스화

데이터가 모이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무한하다. 예를 들어, 이동통신사의 데이터나 카드사의 정제된 데이터들은 특정 기관이나 기업에는 상당히 유용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이런 고급 정보일수록 더욱 더 큰 수요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수요가 증가하면 공급자 입장에서는 더욱 의미있는 데이터를 만들고자 노력할 것이고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가격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 이미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데이터를 상호 거래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상용화했으며, 앞으로는 데이터를 서비스 형태로 거래하는 경향이 강화될 것이다.



개인의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제공

데이터 거래 플랫폼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기업 및 개인이 상호 간에 유용한 데이터를 배포 및 활용 가능한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이러한 플랫폼 내에서는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는 서비스도 제공 될 수 있다. 기존에는 비용 이슈로 인해 기업 주도적으로 분석 서비스가 이루어졌던 것에 반해, 개인도 더욱 쉽게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플랫폼을 활용해 개인이 분석을 통해 정제된 데이터를 재배포해 또 하나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즉, 빅데이터 분석 및 활용의 범위가 개인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다.



생활 데이터 기반 사회 공통의 문제 해결

사회가 급변하면서 인구의 증가와 도시화, 공공 인프라 및 인구의 노후화, 의료 비용 증가, 공공의 안전 문제 등 사회적 도전 과제들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혁신적인 기술과 새로운 비즈니스 접근 방식을 이용한 솔루션을 통해 더 안전하고, 더 스마트하며, 더 건강한 사회를 위해 소셜 이노베이션을 제안하고 있으며, 빅데이터가 그 구심점이 되고 있다. 앞서 설명했던 질병이나 재해문제도 공통 사회 문제의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플랫폼이 발전하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늘어나면서 사회 공통의 문제를 협력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공익성을 띤 사업 모델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1. 1) AI(Artificial Intelligence) : 인공지능. 인간의 지능으로 할 수 있는 사고, 학습, 자기계발 등을 컴퓨터가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컴퓨터 공학 및 정보기술의 한 분야.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적인 행동을 모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본문으로]
  2. http://2) IoT(Internet of Things) : 사물인터넷. 생활에서 사용하는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환경.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는 사람의 도움 없이 서로 알아서 정보를 주고 받으며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본문으로]
  3. 큐레이션 : 큐레이터이란 용어에서 파생된 말로, 큐레이터처럼 인터넷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수집해 공유하고 가치를 부여하면서 다른 사람도 소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 정보 과잉의 시대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도와준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