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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산업계를 스마트하게 바꾸다 빅데이터 성공 사례



빅데이터는 현재 단순한 관심의 대상에서 유의미한 가치 창출을 위한 필수 기술로 변모됐다.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디지털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빅데이터 솔루션을 통해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과 비즈니스 혁신으로 기업의 경쟁 우위를 달성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다양한 국내 산업분야에서의 빅데이터의 성공 사례와 활성화를 가로막는 난제에 대해 설명한다.


국내외 제조, 공공, 금융,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서 빅데이터를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데이터로 돈을 버는‘ 데이터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업종별로 빅데이터를 적용해 성공한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자.





제조업은 우리나라 국가 경제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양한 공정으로부터 대규모의 데이터가 발생하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은 과거부터 활용돼 왔으며, 최근에는 실시간 분석 및 재계획 등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제조업은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노동 원가 및 원자재 비용 상승 등으로 성장의 한계에 봉착하게 됐다.




이에 독일, 미국 등 제조강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것이 바로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 미래 제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다. 독일은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첨단기술전략 2020’의 일환으로 인더스트리 4.0(민관학 협력 프로젝트)을 통해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은 NIST를 중심으로 2014년부터 5년 동안 2,600만 달러 규모의 스마트 제조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한국도 전자, 자동차, 기계, 패션 등 업종별 대표 기업 중심으로 스마트 팩토리가 확산되고 있다.





D중공업은 발전소 고장 예방 및 구동 시간 단축을 위한 최적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빅데이터 기술과 산업 기술을 접목해오고 있다. RMS(Remote Monitoring Service) 센터를 통해 발전소의 운영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고장 발생 가능성을 예측해 설비의 가용성 및 효율성을 향상시켰다. 또한 실시간 원격 모니터링을 통한 이상 징후 조기 경보 서비스와 아날로그 신호 추이를 정상적인 운영 상태와 비교해 이상 유무를 진단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빅데이터 기반의 시스템 구축을 통해 유지보수 비용의 감소, 발전소 운영 기술의 향상, 새로운 수익 사업 창출 등의 효과가 발생했다. 향후에는 고객의 니즈 반영을 위한 원인 분석과 제품 개선에 이르는 종합 서비스 구현을 목적으로 빅데이터 활용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D중공업의 RMS 운영 프로세스 (출처: D중공업, 2015)





조강 생산량 3,800만 톤에 이르는 세계 1위 철강회사 P제철사도 스마트 팩토리로 진화 중인 기업이다. 공장 내 설비와 기계에 센서가 설치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공장 내 모든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관제가 가능한 IT 인프라를 구현하고, 여러 IT 신기술을 정강 제조기술과 융합해 제품 불량 및 고장을 사전 예측하고 업무 환경을 효율화해 생산성이 증대되었다.




철강산업의 스마트 팩토리 구현 모습 (출처: P제철, 2015)



P제철사는 지난 2015년 11월부터 광양제철소에서 세계 최초로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기반으로 철강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제철 원료가 공장에 들어온 단계부터 각종 철강 제품이 운송되는 시점까지 모든 작업이 통합관제센터에서 모니터링 돼, 기계 고장을 예측해 사전 정비와 불량품 제조 방지가 가능해졌다. 아울러 철광석, 석탄 등 원료가 제철소에 운반되면 입고 수량이 통합관제센터에서 자동 파악돼 재고 수량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됐으며, 용광로는 온도 유지와 제강, 제선, 출하, 배송까지 통합 관리되고 있다.





2015년 2월 18일, 백악관은 패틸 박사를 미국 행정부의 수석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임명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생산하고 관리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정책 수립 과정에서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정부가 축적된 데이터를 미래 자본으로 활용하는 일에 뛰어든 것이다.



그간 우리나라 정부와 공공기관에서는 국내 데이터 생태계 조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서울시 심야버스 노선정책 수립, 상권 분석, 중국인 맞춤 관광 추천, 조선·해양 선박 수요 예측 등 우수 빅데이터 모델을 개발해 성공 사례를 발굴하고 확산하고 있다.




서울시는 심야시간에 발생하는 택시의 승차 거부, 교통비 가중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KT와 협력해 심야버스 운행 계획을 추진했다. 서울시는 심야버스 노선 설계를 위해 지역별 유동인구를 수집하고, KT는 이동통신가입자의 심야시간 통화량을 분석해 고객정보 통계, 교통카드 데이터, 승·하차 시스템등의 데이터를 활용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심야버스 노선을 새로 구축했다. 서비스 오픈 후 시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존 시내버스에 비해 심야버스의 만족도가 6점 이상 높게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는 국제 유가정보, 국내 주유소 데이터 및 변수 등을 분석해 국내 석유제품 판매가격과 단기 유가 예측가격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주유소 카드단말기 결제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주유소 카드단말기는 주유량을 체크한 후 할인 기능을 제공한다. 주유소에서 제공하는 마일리지는 리터당 가격 변수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데이터 확보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현재 한국석유공사가 자체 DB에 저장하는 데이터는 하루 약 200만 건에 달하며, 여기에 위치정보 자료가 더해진다.


데이터가 확보되면서 한국석유공사는 석유제품 가격의 단기 미래 가격의 예측 및 제공을 위해 유가 예보 시스템을 개발했다. 국내 1만3천여 개의 주유소로부터 수집된 석유제품 가격 정보를 토대로 지역별·경로별 주유소 위치와 제품 가격 검색 기능을 제공한다. 소비자들은 주유소별 휘발유 및 경유의 판매가격을 확인한 후 직접 주유소를 선택해 유류 구입이 가능해졌다.



석유제품 가격 및 주유소 정보제공 서비스 (출처: 오피넷)






금융산업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상품의 종류도 많아 데이터의 유입량 및 보유량이 광범위하며 그 증가 속도 또한 급격하다. 최근 국내외 은행, 카드사, 보험사, 핀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상품 개발 및 추천, 고객 관리, 리스크 관리, 신용평가 등 다양한 업무 영역에서 빅데이터가 활용되고 있다. 은행에서는 기존 수집 데이터와 웹로그 데이터를 결합해 고객 유형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카드사들은 빅데이터 기반의 CLO(Card Linked Offer)서비스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신용평가사에서는 재무정보 중심의 리스크 관리 측정 방식에서 벗어나 SNS, 뉴스 등 다양한 비정형 정보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신한카드는 2,200만 고객의 카드 실적을 토대로 소비 패턴과 선호 트렌드를 분석해, 고객을 총 18개의 군으로 분류해 분석 방법론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2015년 4월 빅데이터 기반의 CLO 서비스인 샐리(Sally)를 출시할 수 있었다. 샐리를 통해 고객은 원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가맹점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제휴사는 마케팅 비용을 절감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되돌려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소비심리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한다. 실제 200만 고객을 대상으로 파일럿 테스트를 수행한 결과, CLO 이용 고객의 카드이용 금액이 이전 대비 약 27% 증가하고 마케팅 비용은 약 37%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UBI(Usage-Based Insurance)3), 즉 운전자 성향 보험이 보험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흥국화재가 KT와 협력해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점수화해 자동차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상품을 개발했다. 우선 보험 가입자의 자동차에 운행기록 자기진단 장치(OBD)4)를 장착해 가입자의 운전습관 정보를 수집한다. 이 정보가 KT 데이터 서버로 실시간 전송되어 분석된 후 점수로 환산된다. 흥국화재는 가입자의 환산 점수와 보험개발원의 사고 정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후, 그 결과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하거나 할증한다. 성별, 연령, 운전경력과 같은 일반정보를 반영하는 것보다 더 정확하게 보험료 산출이 가능해졌으며, 운전 성향에 따라 가격 폭도 크게 차이나 보다 정확하게 보험료를 지불할 수 있게 됐다.



흥국화재 운전습관연계보험 개념 (출처: 흥국화재)







현대 의료계는 치료 중심에서 예방 및 관리를 중심으로 변모하면서, 질병 예측 및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웨어러블, 생체신호감지 기술 등 의료와 IT 간 융합 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이를 통한 데이터 축적 및 서비스 개발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또한 의료계의 빅데이터 분석은 질병 예방에 따른 의료비 절감, 의료기관의 운영비용 절감, 오류 방지를 통한 손실비용 절감 등의 경제적 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빅데이터 도입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 의료계에서는 클라우드 인프라 기반의 빅데이터가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대용량 유전체 분석이다. 삼성SDS는 2009년부터 바이오 인포매틱스 분야의 연구를 통해 유전체 분석에 필요한 정보를 축적해 왔으며, 이를 기반으로 유전체 I T 기반의 환자중심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2013년부터 삼성서울병원에서는 IT 기반의 유전체 연구 시스템을 구축해 활용 중이다.



Genomics 솔루션 (출처: 삼성SDS)





빅데이터 활성화를 가로막는 난제

데이터의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지만 그만큼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이 아직 많다. 빅데이터의 시작과 끝을 함께할 개인정보침해 문제나 전문인력 수급, 비용 등이 그것이다.


전문인력 부족

빅데이터의 활용은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비해 고급기술을 다룰 수 있는 분석가의 수는 한정적이다. 인력부족 현상이 있을 수밖에 없다. 분석가는 대량의 데이터 분석과 전문적인 기술을 소화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노력과 시간을 들여 탄생하는 직업으로 그 수가 한정적이다. 다행인 점은 최근 공공기관에서 빅데이터 중요성에 큰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인력양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 품질의 중요성과 문제 인식

빅데이터를 성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품질이 중요하다. 수집된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거나 누락된 부분이 많다면 해당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DB진흥원이 조사한 결과, 국내 데이터 품질 관리 수준은 1.1단계(도입)에 머무르며, 인식 수준 또한 낮은 수치를 보였다고 한다. 최근 기업들이 정확한 데이터 수집 및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런 문제에 대해 적극 대응하는 기업은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


양날의 칼, 빅데이터? 빅브라더!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정보를 독점하는 권력 기업이 탄생하게 되는데, 이 같은 현상을‘ 빅브라더’라고 칭한다. 분석을 위해서는 대량의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빅브라더’ 탄생은 불가피하다. 최근 한 금융회사가 갖고 있던 고객정보가 유출돼 큰 피해가 발생된 것처럼, 정보기술의 발달로 한층 편리한 삶을 누리게 됐지만 개인정보의 노출 위험도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