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 TREND

세상을 바꾸는 온디맨드 경제, O2O로 구현하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Hitachi Data Systems, 효성, HDS, 스토리지, Storage, IT인프라, 서버, 네트워크, HIS, 효성인포, 히타치, 히타찌, 오라클, 화웨이


살다 보면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제품이라도 제 값어치를 펼칠 수 있는 시장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물론 나중에 적당한 시기가 와서 빛을 보는 경우도 있지만 그 동안 흘러간 시간을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요즘 업계에 자주 오르내리는 ‘온디맨드 경제(On demand: 주문형 경제)’도 마찬가지다.


온디맨드 자체는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의 즉시성을 말한다. 예컨대 주문 형비디오(VOD)를 떠올리면 된다. 예전에는 원하는 방송이 나오기까지 무조건 기다려야 했지만 지금은 얼마든지 원하는 시간에 맞춰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받아들이는 온디맨드란 결국 ‘고객의 요구가 있을 때 이에 알맞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라고 봐야 한다.

사실 온디맨드란 단어 자체를 가장 먼저 마케팅에 활용한 업체는 IBM이다. 무려 10여 년 전부터 온디맨드를 외쳐왔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관련 서비스 제공이 경쟁업체보다 상대적으로 늦었다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IBM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정보량을 처리하기 위한 조직의 재편, 인수합병(M&A), 프로젝트 수행 등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IBM 내부의 전술 부재이든, 아니면 시장이 아직까지 받아들일 준비를 하지 못했든 이유야 어찌됐든 말이다.


실물경제를 모바일로 연결해 ‘맞춤형 서비스’ 제공

현재 온디맨드는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 통합)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가 있는데 간판 서비스인 ‘카카오택시’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택시를 호출하는 것까지는 소비자와 원활하게 연결할 수 있으나 결제는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택시 앱을 켜고 택시 호출 이후만 연결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고급택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 블랙’을 선보이면서 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덧붙여 소비자와 서비스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을 수 있게 됐다.

여기서 살펴볼 부분은 이런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든 메신저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은 그 자체로 광고 이외의 수익은 기대하기 어려우나 폭넓은 저변을 통한 수수료 수익이 상당하다. ‘카카오게임’을 떠올리면 된다. 문제는 O2O에서는 이런 수익을 걷어 들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카카오택시가 대중적인 택시호출 앱이라고 하지만 이를 통해 카카오가 버는 돈은 없다. 오히려 적자를 보고 있다.


<그림 1> 카카오가 선보인 고급택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 블랙’


온디맨드를 외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O2O 서비스는 물론 콘텐츠, 검색, 게임, 광고, 금융 등 모든 실물경제를 모바일로 연결해 이용자가 원하면 언제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카카오톡의 플랫폼 크기를 계속해서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 이미 카카오톡은 메시징을 위한 도구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 비대해진 플랫폼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해외사례를 보면 O2O 서비스는 직접 수익, 예컨대 물건이나 티켓 등을 판매하는 형태이거나 광고를 이용한 수익원이 주력이다. 그렇다고 해서 O2O 서비스가 당장 수익원으로 자리 잡는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명확한 수익원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무리하게 사업영역을 확대했다고 지적 받을 수 있다.


선발주자가 진입장벽이 되는 ‘승자독식’의 세계

해외사례는 어떨까. 올해 7월 미국에서 주문형 홈서비스 업계의 ‘우버(스마트폰 기반 교통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송 네트워크)’로 불리는 홈조이라는 업체가 폐업했다. 홈조이의 사업은 간단했다. 청소가 필요한 곳에 사람을 보내주는 일종의 인력중개 서비스다. 처음에는 나름대로 입지를 굳혔으나 미국 캘리포니아 노동위원회가 청소부를 정식 직원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높은 데다가 아마존이 비슷한 홈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유사 업종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O2O는 택시나 배달음식, 유통 등에서의 사례와 같이 서비스 자체가 복잡하기 않기 때문에 진입이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승자독식 현상으로 인해 선발 사업자의 존재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언급한 카카오택시가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곧바로 대리운전 서비스인 ‘카카오 드라이버’를 출시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카카오택시 사용자가 100이라면 이 가운데 카카오택시 블랙을 필요로 하는 비율을 10% 내외로 보고 있으며 이를 그대로 수익으로 환원하겠다는 의도다. 당연하지만 결제는 카카오페이로 이뤄지고, 사용자경험(UX: User Experience)이 쌓일수록 후발업체와의 격차는 더 커지게 된다.


사용자와 공급자 간 유기적인 연결이 사업의 성패 좌우

이제까지 국내외에서 대박을 친 O2O는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IBM이 그랬던 것처럼 정보처리를 위한 플랫폼이다.

예컨대 스타벅스의 경우 10월부터 미국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음료와 식품을 배달해주는 ‘Green apron delivery’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의 핵심은 특정 빌딩에서 30분 이내로 배달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올해 3월부터 시애틀과 뉴욕에서 시범적으로 배달 서비스를 진 행한 바 있지만, 포스트메이트라는 배달 전문 스타트업과 협력해 직접 종업원이 나서서 배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주가 아닌 본사 차원에서의 O2O 서비스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타벅스가 다른 어떤 지역보다 고층빌딩을 선택한 것은 O2O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위치 기반 서비스(LBS)를 접목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특히 ‘비콘(Beacon: 블루투스를 사용하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과 실내 위치확인 시스템(IPS)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복잡한 실내에서 소비자가 어디에 있는지, 배달은 어디까지 이뤄졌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이번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지정된 장소에서 주문량에 따라 거래를 처리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고 밝혔다. 풀어 말하면 소비자와의 거리, 주문한 수량, 사람이 움직이기까지의 지연시간 등을 고려해 향후 본격적인 O2O 서비스에 접목하겠다는 것이다.



<그림 2> 스타벅스의 ‘Green apron delivery’ 서비스는 특정 빌딩에서 30분 이내로 음료와 식품을 배달한다.


국내에서도 배달앱인 요기요가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해 단말기 버튼을 누르면 배달이 이뤄지도록 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아마존 ‘대시 버튼(손가락 크기의 단말기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해당 제품을 배송해주는 것으로, 벽에 부착할 수 있다)’과 마찬가지로 버튼을 누르면 특정 상품이 배달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니까 온디맨드, O2O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정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사용자와 공급자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다.


세상은 지금 온디맨드로 간다

현실에서의 규제는 분명한 걸림돌이지만 서비스가 안착되고 난 이후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더디게 바뀌어서다. 따라서 업체 입장에서는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다.

숙박 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최근 15억 달러(한화 약 1조 7,820억원)에 달하는 자본을 조달해 기업의 가치가 255억 달러(약 30조 3,000억 원)로 오른 에어비앤비(airbnb)의 예를 보자. 전세계 숙박공유 사이트를 표방한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숙박업주)가 주택 소유자가 아닌 경우 게 스트(손님)에게 영업하는 방식이 불법과 탈세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과 성폭행이나 화재와 같은 각종 사건사고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넘어서기 위해 ICT를 접목한 안전장치를 도입했거나 계획하고 있다.

온디맨드 자체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시장이 충분히 무르익었고 그만한 준비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지금이 가장 적기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가장 혼란스러울 때 그만한 기회가 있다.